伊光

1. 첫 만남
미야모토 이오리는 에도 아사쿠사에서 검을 수련하며 마을을 돌아다니는, 여느 사람들과 같이 평범하게 일하며 살아가는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마을을 돌아다니다 보면 특히나 눈길이 가는 아름다운 여성이 있었으니, 이오리가 알지 못할 그녀의 이름은 이름은 아이자와 미유우 였습니다. 다이묘와의 혼인 준비 중 에도 아사쿠사에 요양차 머무르던 그녀는 종종 신분을 속이고 마을로 내려와 사람들과 어울렸으며 특히 아이들과 즐겁게 대화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오리는 그런 그녀에게 자주 눈길이 가고는 했습니다.
어느 날 일을 끝마치고 집으로 향하던 이오리는 저녁 무렵임에도 여느 때와 같이 보이지 않는 미유우에 불안감을 느끼고 그녀를 찾아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그는 늦지 않게 낭인들에게 붙잡혀 금품을 빼앗기고 있던 미유우를 발견했고 그녀를 낭인들에게서 구해주었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두 사람은 처음으로 대화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 대화 속에서 미유우는 자신을 구해준 이오리의 이름을 물었고 이오리가 자신의 이름을 알려준 것으로 두 사람은 통성명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다음 날 아침, 미유우는 값비싼 고급품을 들고 이오리를 찾아왔고 지난밤의 도움에 대한 보답이라며 물건을 건넸지만 이오리는 자신이 한 일이 그 물건들만큼의 가치를 지니지 않는다며 거절했습니다. 그런 이오리에 미유우는 자신은 명망 높은 공가의 딸이며 그런 자신을 구해준 이오리가 한 일은 이 물건들을 받을 가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이오리는 그녀의 선물을 받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은 자주 만남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2. 서로에게 빠진 계기
이오리는 꽤 오래전부터 미유우를 마음에 품었습니다. 그녀의 빼어난 용모는 꽃들조차 부끄러워 고개를 숙이게 하였으며 주변인들까지 미소 짓게 만드는 행복을 담은 순수한 미소는 그 누구도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허나 이오리가 그녀를 마음에 품게 된 계기는 그런 것들이 아니었습니다.
미유우는 공가의 자제임에도 불구, 거만하지 않고 자신의 권위를 앞세우지 않았으며 항상 상대를 존중하고 상대와 시선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더욱이 그녀는 유약한 성격을 가졌지만 도리에 어긋나는 일에는 결코 타협하지 않았으며 작고 여린 몸으로도 주눅 들지 않고 올바름을 고집하는 모습은 이오리에게 있어 사랑스럽게 비쳤습니다. 이런 것들로 이오리는 그녀를 마음에 품게 되었고 스스로 역시 그 사실을 알았습니다.
반면 미유우에게 있어 이오리는 첫인상은 그리 호감이 가지 않았습니다. 커다란 키와 덥수룩한 머리카락, 그늘진 얼굴과 매서운 검술 실력은 그녀에게 있어 큰 두려움이었기 때문입니다. 허나 그것은 두려움만은 아니었으니 그의 올곧은 검에서 그녀는 알 수 없는 반짝임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렇기에 그가 그 무시무시한 미야모토 무사시의 양자이자 제자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에 그녀는 경악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허나 어찌 되었든 그녀는 은혜를 입었으며 그가 아무리 두려운 사람이라 한들 보답하지 않는다는 것은 도리에 어긋난다 여겼기에 두려움을 무릅쓰고 그에게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그곳에서 자신의 보답을 거절하는 모습에 당혹감을 느낌과 동시에 그의 올바른 모습을 발견하였습니다. 값비싼 선물은 당연하다는 듯 거절하면서도 자신이 명분을 내어주자 거절하지 못하는 모습에 그의 심성이 곱다는 것을 알아챘습니다.
그렇게 그에 대한 선입견이 깨지며 미유우는 이오리를 제대로 바라보게 되었고 그가 검을 수련하는 모습, 에도의 사람들을 위해 평화를 추구하는 모습과 그 때문에 때때로 식사를 잊는 인간적인 모습 등을 보며 어느 순간 그를 마주할 때 가슴이 크게 박동하는 것을 느끼고 자신의 사랑을 자각하게 되었습니다.
3. 서로를 부르는 호칭 변화
이오리) 아이자와 씨 -> 미유우 씨.
미유우) 미야모토 씨 -> 이오리 군.
4. 서로에게 품은 생각
이오리는 미유우를 사랑스럽고 고귀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언제나 노력을 기울이며 모두를 사랑으로 품는 모습에서 매력을 느끼지만 그런 그녀가 자신과 함께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스스로가 그런 고귀한 이를 품을 그릇이 되지 않는다 생각하여 만약 미유우와 함께하게 된다면 그녀가 불행해질 것이란 생각에 스스로의 마음을 억누를 것을 결심하였습니다. 또한 그녀는 자신과 같은 사람이 아닌 훌륭한 집안의 좋은 남자와 결혼하여 행복한 삶을 살아야 한다 믿고 있습니다.
한편 미유우는 이오리를 반짝이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자신의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면서도 선을 추구하며 그런 그의 모습이 미유우의 눈에는 무척이나 아름답게 비쳤습니다. 그렇기에 그녀는 그리 노력하는 이오리가 검의 극치에 도달하여 뜻을 이루길 바라며 어쩌면 자신은 그런 그의 길에 걸림돌이 되는 존재가 아닌가에 대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그녀는 자신의 마음을 내보이지 않기로 했습니다. 미유우는 이오리의 걸림돌이 되고 싶지 않았으며 그가 자신 같은 것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뜻을 이루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5. 주변인들이 보는 둘
대부분의 이들은 두 사람이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지만 몇몇 감이 좋은 이들이나 서번트는 두 사람의 마음을 눈치채고 있습니다. 허나 두 사람의 상황과 마음을 알기에 이들이 이어지는 것을 바라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저 멀리서 그들을 바라보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럼에도 그들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두 사람이 걱정 없이 마음을 나누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6. 결말
이오리는 오직 자신만을 위해 영월을 파괴하지 않았습니다.
그에게 있어서 그 어떤 사랑도, 인연도 검에 대한 갈망에서 벗어나게 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세이버는 선을 위해, 이오리는 검의 갈증을 채우기 위해 싸움을 시작하였고 치열한 전투 끝에 세이버가 이오리를 베었으며 영월을 파괴하는 데 성공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점점 사라져 가는 세이버는 완전히 사라지기 직전 센소지로 뛰어온 미유우를 발견하게 되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미유우를 미안함과 슬픔을 담은 눈동자로 바라보다 이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미유우는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그가 원하는 것을 이루었다는 것을 직감하며 공허해진 마음으로 그를 보내주었습니다. 그 후 미유우는 이오리의 바람대로 훌륭한 집안의 좋은 남편과 결혼하여 평온한 삶을 영위하게 되었습니다. 허나 미유우는 자신의 남편을 영원토록 사랑하지 못할 것입니다. 미유우는 이오리를 그리워하며 살아갈 것이고 그렇게 짧게 피어나질 것입니다.
7. 영월검풍첩 이후
일련의 사건이 모두 마무리된 후, 이오리는 노을빛 머리카락을 가진 아름다운 여성을 떠올렸습니다. 허나 아무리 생각해 봐도 아련한 윤곽만이 남을 뿐 머릿속의 그녀를 마주할 수 없었습니다.
주변인들에게 물었음에도 모두 안타까운 눈으로 그를 바라볼 뿐 그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지는 못했습니다.
이오리는 영월의식과 관련된 기억이 사라진 이유가 이미 소원을 이루었기 때문이라 직감하게 됩니다. 그리고는 자신의 소원이 떠올릴 수 없는 머릿속의 여성과도 연관이 있는 것인지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그 여성과 자신의 소원이 관련되어 있다면 이미 모든 것이 이루어졌을 터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련이 남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렇게 이오리는 이제는 만날 수 없는 머릿속의 여성을 계속해서 곱씹으며 영령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